Hortus Conclusus
​이혜윤

자연사 박물관은 생물과학과 지구과학, 인류학·고고학·민속학 등 자연의 체계와 역사를 다각도에서 보여주며 그 나라에 서식하는 표본을 모아

보존하고 전시하는 곳이다.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의 자연사에 대한 문화누적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유물 저장식의 박물관에서 벗어나 다양한 나눔의 공간을 조성하고 자연과 바로 맞닿아 살아있는,

새로운 유형의 자연사박물관을 제안한다. 


자연사박물관은 여타의 박물관과 어떠한 차이를 가질 수 있을까, 공간감과 동선에 대해 동화적으로 접근했다. 자연사박물관에서는 미생물부터 우주까지의 다양한 전시물을 시간 순서로 다루며, 자연에 대한 직간접적인 체험이 동반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내부에 숨겨진

거대한 중정의 자연이다. Hortus Conclusus란, 울타리 두른 정원을 의미하는 라틴어로, 세월이 지나도 때묻지 않을 자연을 간직한 땅을 말하고자 했다. 숨겨진 중정의 자연과 내부 전시실의 다양한 공간감은 지질시대의 스케일을 반영해 살아있는 박물관을 체험하게 한다. 


박물관의 모습은 산과 언덕의 지형을 닮았고 용산미군기지의 공원화가 완료된 미래의 공원의 일부로서 주변과 대응하여 일상적인 공원의

방문객을 이곳으로 초대한다. 내부의 중정은 이러한 외부와는 시각적으로 차단된다. 침엽수림, 활엽수림, 꽃밭과 체험형 전시로 이루어진 중정은 열린 복도만을 통해 박물관 내부 어디에서든 들여다보이게 된다. 시간을 간직하듯 보전되어있는 야생 정원을 체험하며 사람들은 마치 새로운

차원으로 여행하는 듯한 경험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