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회색도시 제안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쉼을 찾아서

Kyujin Choi

우리는 지금 '회색도시'에 산다. 도시에는 자동차들만 다니고, 현대인들은 기밀한 콘크리트 속에서 살아간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안다'는 뜻으로, 탈(脫)-회색도시의 해법을 과거에서 찾아볼 수 있음을 말한다.

과거 우리도시의 길에는 자동차가 아닌 사람이 다녔으며 골목길에는 아이들이 웃는 소리가 가득했다. 도시의 구석구석이 공동체의 장이었다.

과거 우리도시의 어떠한 구조와 형태가 이와 같은 도시의 풍경을 만들어냈을까?

과거의 도시에서 현대 회색도시를 변화시킬 지혜를 찾았다. 탈(脫)-회색도시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해본다.

 

제안 1: 스몰블록(Small block) 형태의 아파트단지

회색도시의 아파트단지는 높은 담장으로 자신을 꽁꽁 둘러싸고 마치 하나의 거대한 콘크리트 섬처럼 기능한다. 교차로가 적은 슈퍼블록은 자동차의 속도를 증가시켰다.

동시에 길을 단절시키는 슈퍼블록은 보행자들의 통행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단지 내부 출입이 불가한 외부 보행자들은 아파트단지를 우회해서 다닐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해 걸어다니는 일은 힘든 일이 되었고, 도시에는 자연스레 자동차만 다니게 되었다.

걸어다니고 싶은 도시는 담장을 허물고, 블록사이즈를 줄여 자동차 속도를 줄이는 일에서 시작된다. 탈(脫)-회색도시의 첫번째 제안은 스몰블럭이다.

 

제안 2: 마당이 있는 아파트

회색도시 아파트의 모습은 외부공간 하나없는 기밀한 상자와 다름없다.

현대사회가 개인화 된 것은 빼앗긴 '개인적 외부공간'에 원인이 있다.

과거 당연했던 '개인적 외부공간'인 마당과 골목길은 점점 높게만 지어지는 주거양식 속에서 자연스레 사라지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높아진 건물로 인해서 건폐율은 낮아졌고, 이로 인해 남게 된 외부공간은 전부 '공공 외부공간'으로만 사용되고 있다.

심지어 여기서 '공공'의 의미는 '입주민 한정'이다.

흔히들 공공 외부공간을 만들면 이곳에서 커뮤니티가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하는데,

'개인적 외부공간'이 전제되지 않은 '공공 외부공간'은 그저 익명의 개인들이 지나다니는 통로로 밖에 기능하지 않는다.

'개인적 외부공간'이라는 전제가 충족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공공 외부공간'은 커뮤니티로 기능한다.